
"As a senior, you'll be managing three engagements simultaneously."
1월 파트너 미팅에서 들은 말. 작년엔 하나도 버거웠는데 세 개를 동시에? 시니어 타이틀 받은 게 작년 6월, 이제 진짜 시험대에 오른 거예요.
첫 번째 클라이언트는 작년에도 했던 제조업체. 이건 괜찮아요. 두 번째는 신규 클라이언트, SaaS 스타트업. 세 번째는 non-profit 단체. 각각 다른 회계 기준, 다른 마감일. 머리가 아팠어요.
1월 둘째 주, 세 팀 동시 킥오프. 오전에 제조업체 팀 미팅, 점심에 스타트업 CFO 미팅, 오후에 non-profit 서류 검토. 캘린더가 색색깔로 가득 찼어요.
스태프들한테 일 배분하는 게 제일 어려웠어요. "Can you handle this?"라고 물으면 다들 "Yes"라고 하는데, 진짜 할 수 있는지 어떻게 알죠? 한국에서는 눈빛만 봐도 알았는데.
첫 주 금요일, 스타트업 쪽에서 문제 발생. Revenue recognition이 엉망이래요. 스태프가 "I don't understand their booking"이라고. 저도 모르겠는데? SaaS 회계는 처음이라.
주말에 집에서 공부했어요. ASC 606, SaaS metrics, ARR, MRR... 구글링하고 유튜브 보고. 남편이 "주말에도 일해?"라고 하는데, "시니어니까"라고 답했죠.
월요일 아침, 스타트업 CFO한테 전화했어요. "We need to discuss your revenue recognition policy"라고. 차분하게, 전문가답게. 속으로는 '제발 어려운 질문 하지 마세요'라고 기도하면서.
2시간 미팅 끝에 겨우 이해했어요. Subscription revenue, usage-based pricing, multi-element arrangements... 복잡하지만 논리는 있더라고요. 스태프한테 다시 설명하는데, 저도 반만 이해한 걸 가르치는 기분.
제조업체는 순조롭게 진행됐어요. 작년 경험이 도움됐죠. 그런데 인벤토리 카운트 날, 매니저가 "You lead this"라고. 작년엔 따라다니기만 했는데.
새벽 5시 창고 도착. 스태프 3명 데리고. "Let's split up. You take section A..."라고 지시하는데, 리더십이라는 게 이런 건가 싶었어요. 한국말로 하면 자연스러울 텐데.
Non-profit이 의외로 복잡했어요. Restricted funds, grants accounting, in-kind donations... 일반 기업이랑 완전 달라요. 게다가 이사회가 까다로워서 리포트 수정만 5번.
2월 중순, 세 곳 다 필드워크 마감이 겹쳤어요. 월요일 제조업체 exit meeting, 화요일 스타트업 final review, 수요일 non-profit 보드 프레젠테이션.
보드 프레젠테이션이 압권이었어요. 이사 15명 앞에서 감사 결과 발표. "We identified several control deficiencies..."라고 시작했는데, 한 이사가 "Speak up!"이라고. 목소리가 작았나 봐요.
스타트업에서 마지막 순간 폭탄. "Oh, we forgot to mention, we changed our pricing model in Q4"라고. 지금 그걸 말해요? Revenue 다시 봐야 하는데 마감은 내일.
밤 11시까지 사무실에서 수정 작업. 스태프 한 명이 "I can stay"라고 자원해서 같이 했어요. 한국 신입 때 생각났어요. 이렇게 밤새던 날들.
다음 날 아침, 매니저 리뷰. "Good catch on the revenue issue"라고. 칭찬인지 뭔지. "But try to identify these issues earlier"라고. 어떻게? 클라이언트가 안 말해주는데.
3월 초, 세 곳 다 리포트 드래프트 완성. 파트너 리뷰 들어갔어요. 제조업체는 "Clean", 스타트업은 "Needs minor edits", non-profit은 "Let's discuss"라고.
Non-profit 파트너 미팅. "Your documentation is too detailed"이라고. 한국 습관이 또 나왔나 봐요. "Focus on material items only"라고. Materiality, 늘 듣는 말인데 적용이 어려워요.
3월 15일, 마감 일주일 전. 스타트업 CEO가 "We might need to restate prior year"라고. 뭐라고요? 지금? 작년 감사는 다른 회계법인이 했는데.
주말 내내 prior year 검토. 정말 문제가 있었어요. 작년 회계법인이 놓친 게 많았네요. "We need to file an amendment"라고 CEO한테 설명. 영어로 설명하니 더 복잡하게 느껴져요.
마감일, 세 곳 다 파일링 완료. 파트너가 "Good job managing multiple engagements"라고. 진짜 잘한 건지는 모르겠지만, 살아남았으니 됐죠.
팀 회식 갔어요. 스태프들이 "You were calm under pressure"라고. 진짜? 속으로는 매일 패닉이었는데. "Thanks for your hard work"라고 답했어요. 한국식으로 "수고했어"라고 하고 싶었지만.
4월 시작, 택스 시즌도 곧 시작. 잠깐의 휴식도 없네요. 그래도 작년보다는 나아요. 최소한 뭘 해야 하는지는 아니까.
매니저가 "Ready for tax season?"이라고 물어요. "As ready as I can be"라고 답했어요. 완벽히 준비될 날은 없을 것 같아요. 그냥 하는 거죠.
집에 와서 남편한테 얘기했어요. "오늘 세 개 다 끝냈어"라고. "뭘 끝냈어?"라고 물어서 그냥 "일"이라고 답했어요. 설명하기 복잡해서.
2년 전 첫 busy season 때는 하나도 제대로 못했는데, 이제는 세 개를 동시에. 물론 완벽하진 않았지만, 해냈어요. 조금씩 미국 회계사가 되어가는 중.
내일부터 택스 시즌. 또 다른 전쟁의 시작. 하지만 이제는 두렵지만은 않아요. 작년 경험도 있고, 시니어라는 타이틀도 있고. 무엇보다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조금 생겼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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