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 제 얘기 듣고 계신 거 맞죠? 그 한마디에 진료실을 바꿨습니다
작년 봄이었나... 아니 여름이었던 것 같은데. 하여튼 더운 날이었어요."선생님, 제 얘기 듣고 계신 거 맞죠?"50대 여성 환자분이 조용히 물으셨습니다. 제가 한창 키보드를 두드리고 있을 때였죠. 손가락은 바쁘게 움직이는데 고개는 모니터에 박혀 있었고, 환자분 얼굴은 진료 시작한 지 5분이 넘었는데도 제대로 본 적이 없었어요.그 순간 정말 부끄러웠습니다. 의사가 되고 나서 처음으로 '내가 지금 뭘 하고 있나' 싶더라고요.사실 저희 의사들은 다 비슷해요. 환자 한 명 볼 때마다 차트에 기록해야 할 게 산더미거든요. 주소, 현병력, 과거력, 가족력, 약물 알레르기, 검사 결과, 처방... 타이핑하다 보면 진료 시간의 절반은 그냥 날아갑니다. 하루에 환자를 40명 정도 보는데, 계산해보니까 타이핑만 2시간 ..
2025. 8. 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