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회계사 아내

대행사 장부에 당신 이름 있으면 끝입니다

by 연우아빠45 2025. 6. 30.

작년 여름이었던가요? 제 사무실 문을 급하게 두드리는 소리가 들렸어요. 들어온 건 20대 인플루언서였는데, 얼굴이 하얗게 질려 있더라고요. 떨리는 목소리로 "세무서에서 연락이 왔어요. 제가 뭘 잘못한 건가요?"라고 물어보는데, 그 순간 아, 또 한 명이구나 싶었죠.

이야기를 들어보니 2년 동안 받은 광고료를 거의 다 현금으로 받았대요. 계좌로 받지 않으면 추적이 안 될 거라고 생각했던 모양이에요. 그런데 광고 대행사가 세무조사를 받으면서 그녀의 이름이 그대로 노출된 거죠. 현금으로 받았어도 결국 기록은 어딘가에 남아있었던 거예요.

회계사로 일하면서 이런 상담이 정말 많이 늘었어요. 특히 MZ세대 인플루언서들 사이에서 "현금이면 안전하다"는 이상한 믿음이 퍼져 있더라고요. 제가 직접 봐온 사례들을 통해서 왜 이런 생각이 얼마나 위험한지 이야기해볼게요.

국세청 직원이 아니어도 누구나 이상하다고 느낄 만한 경우가 있어요. 신고된 소득은 연 1500만 원인데 인스타그램에는 매주 새로운 명품백이 등장하는 거예요. 해외여행 사진은 한 달에 두 번씩 올라오고, 강남의 비싼 레스토랑 인증샷은 거의 일상이죠. 월세방에 살면서 벤츠를 타고 다니는 사람을 보면 뭔가 이상하지 않나요?

제가 아는 한 패션 인플루언서가 정확히 이런 케이스였어요. "저는 부모님이 부자예요"라고 둘러댔는데, 국세청은 그렇게 쉽게 넘어가지 않았죠. 부모님 소득까지 다 조회해봤더니 평범한 회사원이었어요. 결국 3년치 소득을 소급해서 추징당했는데, 세금만 4천만 원이었어요. 여기에 각종 가산세까지 더하니까 6천만 원이 넘었죠. 그동안 산 명품백을 다 팔아도 부족한 금액이더라고요.

가장 흔한 착각이 "현금으로 받으면 흔적이 없다"는 거예요. 그런데 생각해보세요. 돈을 준 쪽은 어떨까요? 대부분의 광고 대행사는 인플루언서에게 지급한 현금도 회계 장부에 다 기록해요. 비용 처리를 해야 하니까 당연한 거죠. 그런데 그 회사에 세무조사가 나가면 어떻게 될까요?

실제로 작년에 중견 마케팅 회사 하나가 세무조사를 받았어요. 그 회사와 거래했던 인플루언서 87명의 명단이 국세청에 넘어갔는데, 대부분이 무신고 상태였대요. 도미노처럼 줄줄이 세무조사 대상이 된 거죠. 한 유명 뷰티 유튜버는 "대행사 사장님이 현금이 좋다고 해서 그렇게 했는데..."라고 하소연했지만, 정작 그 사장님은 본인 회사 장부에는 모든 걸 꼼꼼히 기록해뒀더라고요.

국세청의 빅데이터 분석 시스템이라는 걸 아세요? 저도 세무 관련 세미나에서 처음 듣고 깜짝 놀랐어요. SNS에 올린 사진이나 해시태그, 위치 정보까지 다 수집해서 분석한대요. 예를 들어서 '#신상명품 #선물받은건아님 #내돈내산'이라고 써도, 신고된 소득과 비교해서 이상하면 자동으로 체크가 된다는 거예요. 

한 인스타그래머는 자신의 소득을 월 200만 원으로 신고했는데, SNS에는 월 500만 원짜리 원룸 자취방 투어를 올렸어요. 댓글로 누군가 "월세가 얼마예요?"라고 물어봤는데 정직하게 답했다가, 바로 그게 증거가 됐죠. 인공지능이 이런 것까지 다 읽는다니, 정말 무서운 세상이 됐어요.

세금을 안 낸 것도 문제지만, 더 무서운 건 가산세예요. 제가 상담했던 한 틱톡커는 2년간 받은 광고료 8천만 원을 신고하지 않았어요. 원래 내야 할 세금은 약 2천만 원이었는데, 무신고 가산세랑 납부 지연 가산세가 붙어서 최종 납부액이 3천만 원을 넘었어요. 게다가 고의적 탈세로 판단되면 형사 처벌까지 받을 수 있다는 거, 알고 계셨나요?

이쯤 되면 "그럼 인플루언서는 세금 폭탄 맞으면서 살아야 하나요?"라고 물으실 것 같아요. 전혀 그렇지 않아요. 합법적으로 세금을 줄이는 방법은 충분히 있거든요.

우선 정확한 수입 신고가 기본이에요. 그다음은 경비 처리죠. 촬영 장비, 의상, 교통비는 물론이고 집에서 촬영한다면 월세의 일부도 경비로 인정받을 수 있어요. 제가 컨설팅했던 한 유튜버는 처음엔 세금이 무서워서 신고를 미뤘다가, 제대로 경비 처리를 하고 나니 오히려 환급을 받았어요. "이렇게 간단한 걸 왜 몰랐을까요"라면서 웃더라고요.

연 수입이 1억이 넘는다면 법인 설립도 고려해볼 만해요. 개인 소득세율보다 법인세율이 유리한 구간이 있거든요. 물론 이건 사람마다 상황이 다르니까 전문가 상담이 꼭 필요하긴 해요.

며칠 전에 성공한 인플루언서 한 분이 찾아오셨어요. 수입이 늘면서 세무 구조를 체계화하고 싶다고 하시더라고요. 이분은 이미 모든 수입을 투명하게 신고하고 있었고, 이제는 더 효율적인 절세 방법을 찾는 단계였어요.

상담을 마치고 그분이 하신 말이 정말 인상적이었어요. "처음엔 세금이 아까웠는데, 이제는 세금 낼 만큼 번다는 게 자랑스러워요. 무엇보다 마음이 편하고요." 이 말을 들으면서 정말 프로다운 마인드라고 생각했어요.

인플루언서도 이제는 엄연한 직업이에요. 아니, 사업가에 더 가깝죠. 진짜 사업가라면 장부를 속이지 않아요. 투명한 경영이 결국 지속 가능한 성장의 기반이 되니까요.

"현금으로 받으면 안 걸린다"는 말, 절대 믿지 마세요. 국세청은 여러분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많은 정보를 갖고 있어요. 한 번 세무조사 대상이 되면 그 스트레스는 정말 상상을 초월해요. 새벽에 걸려오는 세무서 전화, 몇 달씩 이어지는 자료 제출, 그리고 엄청난 추징금... 차라리 처음부터 정직하게 신고하고 합법적으로 절세하는 게 훨씬 현명해요.

그게 진짜 프로페셔널의 자세고, 장기적으로 성공하는 길이라고 생각해요. 인플루언서 여러분, 세금은 성공의 증거예요. 떳떳하게 내고 당당하게 활동하세요. 그럴 때 진정한 인플루언서가 될 수 있다고 믿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