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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계사 아내

회계사인 나도 놓친 P2P 투자소득, 국세청이 2025년부터 칼 뺀다

by 연우아빠45 2025. 6. 21.

병원 회계 정리를 하다가 우편함을 확인하러 갔는데, 국세청 마크가 선명하게 찍힌 봉투가 눈에 들어왔죠. 순간 심장이 쿵 내려앉는 느낌이었어요. 떨리는 손으로 봉투를 열어보니 "세무조사 사전통지서"라는 글자가 보였습니다.

회계사로서 남편 병원의 재정을 10년 넘게 관리해왔는데, 매년 5월이면 종합소득세 신고도 꼼꼼히 했고요. 한 번도 문제된 적이 없었거든요. 그런데 통지서에 적힌 내용을 보고는 정말 당황스러웠어요. "P2P 플랫폼 이자소득 신고 누락 건"이라니...

머릿속이 하얘지면서 3년 전 일이 떠올랐어요. 여유자금이 좀 생겨서 P2P에 투자를 시작했었죠. 그때 플랫폼에서 "세금은 자동으로 처리됩니다"라고 안내받았던 기억이 나더라고요. 그래서 당연히 별도로 신경 쓸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던 거예요.

회계사인 저도 몰랐던 세금의 함정

15년간 회계법인에서 일하면서 세금 문제라면 자신 있었어요. 남들보다는 확실히 잘 안다고 자부했죠. 그런데 제가 완전히 놓치고 있던 부분이 있었더라고요. P2P 투자 수익은 일반적인 금융소득과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처리된다는 사실을요.

은행 이자는 금융기관이 알아서 국세청에 보고하잖아요. 증권사 배당금도 마찬가지고요. 그런데 P2P는 달랐어요. 어떤 플랫폼은 14%를 원천징수하고, 어떤 곳은 22%를 떼더라고요. 심지어 아예 세금을 안 떼는 곳도 있었죠. 더 큰 문제는 이렇게 제각각으로 뗀 세금이 '최종 세금'이 아니었다는 거예요. 종합소득세 신고할 때 따로 포함시켜야 했는데, 저는 그걸 전혀 몰랐던 거죠.

주변에서 들려온 충격적인 이야기들

세무조사 통지를 받고 나서 급하게 주변 사람들한테 물어봤더니, 비슷한 일을 겪은 사람들이 생각보다 많더라고요.

같은 건물에서 치과를 하시는 원장님은 작년에 이미 세무조사를 받으셨대요. P2P로 번 8천만 원을 신고 안 해서 추징금만 2천만 원이 넘게 나왔다고... 그분도 저처럼 플랫폼에서 알아서 다 처리해준다고 믿었다가 큰코다친 케이스였어요.

대학 동기 중에는 더 심각한 경우도 있었어요. 법인 명의로 P2P 투자를 했는데, 수익을 개인 계좌로 받았더니 국세청에서 이걸 '상여금'으로 봤대요. 결국 소득세에 4대 보험료까지 추가로 내야 했다고 하더라고요. 그냥 투자처를 잘못 골랐을 뿐인데 엄청난 세금 폭탄을 맞은 거죠.

정신없이 보낸 3개월간의 대응

통지서를 받자마자 바로 대응에 들어갔어요. 우선 지난 3년간 P2P 투자했던 내역을 전부 정리하기 시작했죠. 다행히 저는 원래 모든 거래를 엑셀에 기록해두는 습관이 있어서, 자료 모으는 건 그나마 수월했어요.

하지만 각 플랫폼에서 소득금액증명서를 받는 건 정말 쉽지 않았어요. 어떤 곳은 이미 문을 닫았고, 어떤 곳은 "그런 서류는 발급 안 합니다"라고 하더라고요. 할 수 없이 은행 거래내역이랑 플랫폼 화면을 캡처해서 하나하나 직접 계산해야 했죠.

제일 골치 아팠던 건 플랫폼마다 과세 방식이 다 달랐다는 거예요. A사는 이자소득으로 처리하고, B사는 기타소득으로 처리하고, C사는 아예 세금을 안 뗐더라고요. 이걸 분류해서 정리하는 데만 일주일이 꼬박 걸렸어요.

자진신고로 최악은 면했어요

그나마 다행이었던 건, 세무조사 받기 전에 자진해서 수정신고하면 가산세를 많이 줄일 수 있다는 거였어요. 정리한 자료를 가지고 바로 수정신고를 했죠.

원래대로라면 무신고 가산세 20%에 납부지연 가산세까지 물어야 했는데, 자진신고 덕분에 절반 이상 감면받았어요. 물론 추가로 낼 세금은 있었지만, 최악의 상황은 피한 셈이죠.

이 과정을 거치면서 느낀 게 있어요. 세무 당국도 악의적으로 탈세한 건지, 단순히 몰라서 실수한 건지는 구분한다는 거예요. 성실하게 대응하면 그만큼 선처해주더라고요.

앞으로는 더 꼼꼼해질 거예요

얼마 전에 국세청 관계자분과 이야기할 기회가 있었는데, 앞으로는 P2P 플랫폼도 일반 금융기관처럼 소득자료를 의무적으로 제출해야 한대요. 이미 몇몇 대형 플랫폼은 시범적으로 시행하고 있다고 하더라고요.

그렇다고 안심할 수는 없어요. 과거 소득까지 소급해서 조사할 가능성도 있거든요. 실제로 제 지인 중에는 5년 전 소득까지 추징당한 사람도 있었어요. 게다가 요즘은 가상자산이나 해외 주식 같은 새로운 투자처가 계속 생기고 있잖아요. 이런 것들도 언젠가는 P2P처럼 뒤늦게 세금 문제가 터질 수 있죠.

이제는 이렇게 관리해요

이번 일을 계기로 투자 관리 방식을 완전히 바꿨어요.

모든 투자 내역을 월별로 정리하기 시작했죠. 플랫폼명, 투자일, 회수일, 수익금, 원천징수액을 빠짐없이 기록해요. 좀 귀찮긴 하지만, 나중에 정말 큰 도움이 되더라고요. 플랫폼에서 제공하는 연간 거래내역서도 꼭 다운로드해서 보관하고요. 플랫폼이 없어지거나 시스템이 바뀌면 과거 자료를 못 받을 수도 있으니까요.

매년 2월이면 전년도 투자 수익을 정리해서 세무사한테 보내요. "이런 수익이 있었는데 어떻게 신고해야 하나요?"라고 명확하게 물어보죠. 새로운 투자를 시작할 때는 꼭 세금 처리 방식을 확인하고요. "원천징수로 끝"이라는 말은 절대 그대로 믿으면 안 돼요.

마치면서

회계 전문가인 저도 이런 실수를 했는데, 일반분들은 얼마나 더 모르고 계실까 싶어요. P2P 투자가 나쁘다는 건 아니에요. 좋은 수익률을 주는 훌륭한 투자처죠. 다만 세금 문제만큼은 투자자가 직접 챙겨야 한다는 걸 꼭 기억하셔야 해요.

혹시 지금도 P2P 투자하고 계신다면, 오늘이라도 투자 내역을 한번 정리해보세요. 그리고 다음 종합소득세 신고 때는 절대 빠뜨리지 마시고요. 몇백만 원 아끼려다가 몇천만 원 물 수도 있거든요.

제 경험이 다른 분들께 조금이나마 도움이 됐으면 좋겠어요. 모두 현명하게 투자하시고, 성실하게 납세하시길 바랍니다.